안산여행 : 416 기억전시관
4.16 세월호 참사 기억프로젝트 4.0 곶안, 배가 닿는 곳
안산시 단원구에는 2개의 기억저장소가 있다. 2014년에 개관한 기억저장소 1호관은 업무공간이면서 기록을 보관하는 곳이다. 단원구 빌라 상가 건물에 위치해있다.
2015년에는 기억저장소 1호관에서 1분 정도 떨어진 곳에 기억저장소 2호관을 개관했다. <아이들의 방> 이라는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공간은 전시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1층의 세탁소, 2층의 PC방과 위아래로 이웃해있는 오래된 건물이다.
벽 한켠에는 원통형의 지관이 있다.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편지를 쓰거나 꺼내어 볼 수도 있다.
<아이들의 방> 천장에는 도자기로 만들어진 기억함이 있다. 제각기 다른 문양으로 제작된 304개의 기억함에는 희생자들의 유품이 있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기억함이 매달려진 공간은 전시공간이다. 다양한 전시로 시민들과 기억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곶안, 배가 닿는 곳> 이라는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반월(半月) 공단은 반달이라는 뜻을 지녔다.
이 반달은 세월호의 모양을 닮았다.
세월호는 우리보다 낮은 곳으로 침몰한 것인가,
아니면 아직 우리가 있는 곳까지는 침몰하지 못한 것인가.
고잔은 곶(고지),
곶 안이라는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배가 닿는 곳이라는 뜻을 지녔다.
세월호는 고잔을 향해서 영원히 오고 있는 배다.
고잔은 세월호를 기다리는 팽목항이다.
이 순례는 기다림의 바닷가 (고잔, 팽목항)로,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로 도착하는 여정이다.
고잔은 세월호 참사가 난 뒤로 합동분향소가 설치되었던 곳이다.
사람들은 그 때 각지에서 고잔으로 닿았다.
고잔으로 다시 돌아오는 망자들을 기다렸다.
순례는 이 최초의 도착을 거듭하고
기억을 살아 있게 하려는 발걸음이고 반복되는 도착이다.
‘세월’을 다해 거듭하여 도착하는 사람들이 마침내 망자와 만나게 되기를.
마침내 우리도 망자와 다를 것 없이 텅 비어 버리는 날에.
고잔의 텅 빈 광장에서.
이양구(안산순례길2015 프로그램 북 발췌)
전시는 세월호와 단원고학생들, 유가족의 기억을 담고 있다. 진도 팽목항과 목포 신항, 참사해역과 동거차도의 사진을 비롯해서 서울과 안산지역에서는 어떤 기억과 투쟁의 장이 있었는지에 대한 사진전. 또 다른 파트에서는 아이들이 지나다녔던 마을의 지도 이미지와 함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이 다녔던 중학교, 운동하던 운동장, 학원과 돈까스를 먹던 식당, 매일 등교하던 길, 자주 가던 중국집...이 지역이 희생된 학생 한 명 한 명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임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