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1일 (수요일)
날씨 : 맑음, 바람 약간
용산가족공원에 다시 왔다. 주말동안 비바람이 불어서 벚꽃이 다 떨어졌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아직 벚꽃이 무성하다. 오후부터 텃밭에 나오는데 오전에 정해인과 손예진이 드라마 <밥 잘사주는 누나> 촬영을 하러 다녀갔다. 이 날 정해인 인스타보고 알게됨 ㅠ 너무너무 아쉬웠다. 요즘 정해인한테 완전 꽂혔는데..ㅠ 점심 먹고 늦게 오는 바람에 못봤다. 누구 말로는 흰색 벤이 나가고 있더라고..... 아....... 아쉽다.ㅠ
어쨌든, 오자마자 우리 텃밭으로 달려갔다. 곳곳에 벚꽃잎이 흩날려 있었고 우리 상추와 치커리, 비트도 잘 자라고 있었다. :) 조만간에 상추물만 잘 주면 잘 자랄 것 같다. 상추야 워낙 잘 자라는 작물이라 별다른 걱정이 없지만 씨앗들이 걱정. 혹시 비둘기들이 먹지는 않았는지.
허걱, 이렇게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상추의 새싹이다. 하하 말로는 상추씨가 이렇게 빨리 발아되기가 힘든데 요즘 씨앗은 이렇게 나온다며. 토종상추씨앗을 구하지 못해서 종묘상에서 사다가 심었는데 약빨을 제대로 받았나보다. 토종농법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란 어렵다. 어쨌거나 비둘기에게 먹히지 않고 새싹으로 피어난 것만해도 대견스럽다. 땅이 갈라져있는 것을 보니 다른 씨앗들도 발아되려고 하나보다. 기대된다 :)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할 상자텃밭! 네개 정도를 가꿔보려고 한다. 무엇을 심을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는데 토종씨앗을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하가 가져온 씨 꾸러미에서 심을만한 것을 골랐다. 지난 주에 균배양체를 뿌려줬는데 조금 더 잘자라게 하고 싶은 마음에 더 뿌리겠다고 나섰다가 생각을 바꿨다. 영양분이 많으면 오히려 더 벌레가 꼬인다고 한다. 뭐든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나보다. 하하는 시장에서 만나는 작물들 중에서도 영양과다인 채소들이 많다고 했는데 특히 시금치의 경우 본연의 풀색이 아닌 짙은 초록색인 경우에는 질산과다인 경우가 많다고했다. 또 하나 배우고 간다. 균형을 맞추는 일은 어렵다. 균배양체를 더 뿌릴 욕심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상자 두개에는 강낭콩을 심었다. 전남 영광에서 온 토종씨앗이다. 색깔이 예쁜 씨앗이다. 사진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반짝반짝 빛이 나는 붉은 빛을 가지고 있었다. 씨앗 자체가 탐스럽고 예뻐서 감탄했다. 세배깊이의 구멍을 뚫고 강낭콩 씨앗을 한개씩. 한 상자에 총 9개의 씨앗을 심었다. 2상자니까 총 18개의 씨앗. 잘 발아가 되주길 바랄뿐.
그리고 또 다른 상자에는 완두콩을 심었다. 세개의 구멍을 뚫고 하나씩. 한 상자에 18개의 씨앗을 심었다. 발아가 되어서 자라면 지줏대를 꽃아주어야 한다.
콩이 나면 쪄먹어야지.
내 상자 텃밭 위의 나무다. 엄청 예쁜데 햇빛을 가려서 ㅠㅠ 그래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다른 상자에는 메리골드 씨앗을 마구 뿌렸다. 그냥 막 뿌린 다음에 위에 흙을 살짝 덮어주었다. 메리골드는 주황색의 꽃을 가진 식물인데 특유의 향기가 있어서 벌레들을 쫓아주는 역할을 한다. 생태적 농법으로 텃밭농사를 좀 지어본 사람들의 텃밭에서는 종종 메리골드를 볼 수 있다. 허브나 고추같은 작물도 벌레들이 싫어해서 중간중간 심어주면 좋은데 메리골드 씨앗이 있어서 뿌려주었다. 한번도 씨앗에서 발아한 메리골드를 본적이 없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씨앗을 다 심은 후에는 이렇게 풀로 멀칭을 해주었다. 지난 주에 와서 뽑아놓은 녀석들인데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멀칭으로 사용한 것이다. 워낙 생명력이 강한 녀석들이라 이 풀들과 싸울 때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ㅠ 미안, 풀들아. 좋은 영양분이 되어주길 바래. 새들로부터 씨앗을 보호해주는 역할도 하고 수분이 잘 빠지는 상자텃밭의 수분을 보호해주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씨앗을 심고 물을 줄 때에는 흙이 파여서 씨앗이 드러날까봐 늘 조심조심인데 이렇게 멀칭이 있으면 멀칭을 따라 물이 흙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안심하게 된다.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니, 물을 조금만 줬다.
오늘의 농사 끝. 용산가족공원의 벚꽃이 아직도 만발. 버드나무는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해인을 보지 못한 것은 여전히 아쉽다......ㅠㅠ
집에 있는 상자텃밭을 어떻게할 것인지도 고민을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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