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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인도

인도여행 : 맥그로드간즈의 티벳사람들

 

나에게 히말라야는 희망이다.

생각하면 설레이고, 언젠가는 꼭 오르고 싶은 그런 산이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히말라야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나에게 히말라야는 '나를 위한 선택'이지만, 그들에게 히말라야는 '살기위한 선택' 이었다.

 

티벳은 오랜시간 동안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 언어를 갖고 있는 나라였다. 달라이 라마가 지도자로 일종의 제정일치 국가이다. 달라이 라마가 받는 존경은 절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상상도 이해도 우리에겐 어렵다. 달라이 라마는 부처가 환생한 사람으로 지금의 달라이 라마는 14대 달라이 라마이다. 티벳의 인구는 6백만명 정도이고 수도는 라싸(하싸)이다. 인구의 95%가 불교를 믿는다. 4900m의 고지에 있는 나라로 세계에서 굉장히 높은 곳에 사람이 사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히말라야로 둘러 쌓여 있고 높은 고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중국이 1949년 이후 폭력적으로 점령을 시작한 이후에 정치적 억압, 폭력을 피해 1959년 달라이 라마가 망명을 해서 인도 다람살라 맥그로드 간즈에 망명정부를 세웠다. 그 이후로 자유와 달라이라마를 찾아 히말라야를 장비없이 건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 사진: 해외순방을 다녀온 달라이라마가 맥그로드 간즈에 다시 오는 날 많은 사람들이 달라이 라마를 환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달라이 라마를 기다리는 아이들

 

 

수없이 많은 티벳 사람들을 지나치지만 내가 처음 대화를 하게 된 티벳인은 델리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13살 겨울에 한 달 동안 걸어서 히말라야를 넘어왔다고 했다. 가족은 지금 모두 티벳에 있다고 했는데 13살 아이에게 희망을 걸고 아이의 목숨을 담보로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보냈을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짠하다. 국경에서의 중국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추운 겨울을 선택해야만 하는 사람들. 그렇게 히말라야를 선택했다고 해도 모두 네팔이나 인도로 넘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추위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하고 손, 발을 잃기도 한다. 중국군에게 걸리면 총살 혹은 감옥으로 끌려가야만 한다. 그들에게는 인생을 건 선택이다.

 

 

 

 

-사진 : 히말라야 건너는 사람들 사진

 

 

6살 때 넘어왔던 한 청년 또한 혼자였다. 운이 좋게 이틀만 걸었고 불법가이드와 함께 국경까지 간 후 국경에서 불법가이드의 아내에게 넘겨져 바로 네팔 옷을 입고 2주간 그 가족과 지내다가 리셉션센터(망명한 티벳인을 지원하는 곳)에서 한 달을 지낸 후 한 달 후 망명한 가족과 재회했다고 한다. 잘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가 기억하는 가장 끔찍한 것은 자고 나면 온 몸에 거머리가 붙어 떼어내고 또 떼어내는데 나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떼어내지도 못하고 그냥 걸어야만 했던 것이라고 했다.

   

많을 때는 한 달에 1,000명까지도 망명을 했지만 2008년 중국이 올림픽을 올 때 티벳에서 큰 시위가 이어졌었기 때문에 국경의 경비가 강화되어 2008년 이후로는 한 달에 8명에서 10명 정도 밖에 망명을 오지 못한다고 한다.

  

 

 

 

-사진 : 달라이 라마의 직속사원인 남걀사원에서 공부하는 승려들

 

 

중국의 점령을 받는 티벳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갖고 있어도, 외국인과 이야기를 해도 불법이다. 바로 감옥으로 간다. 정식 재판도 없고 변호할 기회도 없다. 티벳어로 된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도 없다. 티벳 내에서의 압박을 상상하기 어렵다.

 

 

 

 

 

-사진 : 티벳 박물관 앞에 걸려진 티벳독립을 위해 분신자살한 승려들 사진

 

 

끊임없이 'FREE TIBET'을 외치고 있는 사람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위해서는 불교를 믿는 티벳 사람들 99%가 죽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나라. 비폭력 평화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사람들. 부당한 대우와 독립을 위해서 폭탄을 던지기 보다는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기를 선택하는 하는 사람들. 왜냐고 물었을 때 자신들은 중국인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정부를 미워하는 것이라고 자신들이 폭탄을 던졌을 때 희생될 중국인을 염려하는 사람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너무 동떨어져있어서, 더욱 오래 머물고 싶다.

 

 

 

 

 

-사진 : 티벳기숙학교에 붙여져 있던 네버네버네버 기브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