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의 별과 황금과 같은 모래만 상상을 하고 있다면 어쩌면 자이살메르는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 조금 부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오랜 세월동안 사막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이 보고 싶다면 자이살메르 행이 결코 나쁘지는 않다. 해가 뜰 때, 혹은 해가 질 때 모래로 지어진 건물들이 찬란한 황금빛으로 빛나면 나는 이미 어릴 적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의 이야기 안에 들어가 있었다.
사막, 자이살메르- 사람이 사는 곳이다.
고운 부드러운 사막모래가 간지럽다. 사막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도 골든시티에서 머무는 하루하루를 더욱 설레게 해주었다. 나도 곧 바람 따라 사막으로 간다. 옛 아라비아의 상인들처럼 낙타를 타고!
자이살메르는 많은 관광객들이 낙타사파리를 위해 들르는 곳이다.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간 후 사막에서 하룻 밤 숙영을 하고 다시 낙타를 타고 돌아오는 1박 2일 코스는 많은 여행객들이 추천하는 코스이다. 자이살메르의 많은 여행사,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이 낙타사파리 여행상품을 팔고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비교해본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경쟁 때문에 낮은 가격에 터무니 없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1인당 900루피의 낙타사파리로 요즘 각광받고 있는 쿠리사막 근처에서 숙영을 하고 돌아오는 코스였다. 1인당 100루피씩 추가로 지불해서 닭 반 마리를 저녁 식사 메뉴에 추가시켰다. 관광객들이 붐벼 더러운 사막도 있으니 꼭 내가 갈 사막이 깨끗한지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인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도 non-tourist 지역이라는 말에 혹했는데 이미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곳곳에 많이 남아있어 청소를 하고 돌아왔다.
낙타를 탈 때에는 안장을 반드시 꼼꼼히 확인하고 이불이 많이 덧대어져있는 안장을 얹은 낙타를 타는 것이 좋다. 그런 낙타를 타도 엉덩이가 아프고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다. 갖고간 침낭을 깔고 타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 물과 식사는 제공하지만 물은 따로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 더운 사막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보온병에 담아가는 센스도 필요하지만 배낭을 가볍게 하기 위한 여행자라면 보온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어쨌든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자기 물통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어디를 가든지 간에 물병! 쓰레기를 사막에 그냥 남겨두고 오는 무례함은 노노! 간식도 가져가서 심심한 입맛을 달래면 좋다. 낙타를 타고 가는 동안에는 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다거나 게임을 하면서 떨어지면 낭패다. 낙타는 진짜 큰 동물이다. 떨어지면...........아, 아찔하다.
밤에 잘 때 안장으로 깔고 앉았던 이불을 깔아주기는 하지만 침낭 또한 필수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기 때문에 제공하는 이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고 또 깨끗한 이불이 아니다. (그냥 모래 언덕 위에서 잠을 잔다)
자, 필수 물품인 침낭, 물병, 모자, 선글라스, 스카프를 챙겼다면 이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남아있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가득 담을 수 있는 마음!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보면서 감상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다면 자이살메르로 가자.
내가 탔던 낙타는 마이클잭슨이다! 생긴 것처럼 순하고 예쁘다.
중간에 나무 그늘에서 쉬는 동안에 낙타몰이꾼들이 밥을 지어주었다.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싫다고 정색을 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확 가셨다. 그냥 자기 영역, 자기 일에 침범하는 걸 싫어하셨던 것 같다. 어쨌든 베지푸드 맛은 굳이었다.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낙타들도 나뭇잎을 따서 먹었는데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앞 두발을 짧은 줄로 묶어 놓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멀리 도망가버려서 낙타몰이꾼이 낙타들을 찾아오기까지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다. 아저씨 왈, 낙타들이 파키스탄으로 가버렸다고.
간식으로 바나나2개 정도와 과자를 준다.
내가 생각했던 사막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던 사막. 모래만 있을 줄도 알았는데 풀도 많고 나무도 많고 심지어 사람들이 수박농사도 짓고 있었다. 이 모래사막에서도 수박은 잘도 자란다. 양도 많고 소도 많고 개들도 많았다. 개들 몇 마리는 더운 날씨에도 우리를 쫄래쫄래 쫓아와서는 닭 뼈다귀를 얻고 잠잘 때에도 우리 머리 맡에서 우리를 지켜주었다.
낙타를 타고 가다보니 황금빛 모래 사막이 나왔다. 모래 언덕에서 구르고 뛰고 날고 신나게 놀았다! 입 안으로 들어온 모래는 아삭아삭 씹어서 먹었다. 이 곳에서 저녁을 먹고 잠을 잤다. 아직도 그 빛나는 밤을 잊을 수가 없다.
돌아올 때도 낙타를 타고 돌아오는데 일행 중 몇 명은 정말 안타고 걸어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가랑이의 고통(?)을 호소했다. 나 역시 2틀은 가랑이의 고통과 함께여야만 했다. 돌아올 때 사막 마을을 들를 수 있지만 내가 들렸던 마을은 원래 사막마을이었다기 보다는 관광을 위해 현재진행형이 사막 마을이여서 정말정말 완전완전 별로였다!
돌아오고나서는 푹 쉬면 된다! 사막에서 구르고 뒹군 바람에 온 몸, 온 옷에 모래 투성이이다. 빨래가 참 힘들었다.ㅠ
사막!
황금과 별로 빛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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