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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원데이 바캉스를 떠나고 싶다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_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7월까지만 해도 이 정도 더위쯤이야, 생각했는데 8월에 접어들면서 더워도 너무 덥다.

작년과 비교해서 견딜만 하지만 이쯤되면 시원한 곳이 필요하다. 사람도 붐비지 않고 마음도 꽉꽉 채울 수 있는 피서장소 없을까 고민하다가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떠났다. 서울도 좋지만 이왕이면 푸른 녹음도 함께 즐기고 싶기에.


지도는 하단참조.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갈 수 있어서 추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셔틀차량이 20분 간격으로 지하철 역 입구에서 운행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나는 자가용으로 갔는데 일단 국립현대미술관 주차장이 너무 협소해서 대기시간이 최소 1시간 이상이라 마음편하게 서울대공원역 입구에 주차했다. 주차료는 5,000원. 갈 때는 코끼리 열차를 올 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했는데 셔틀버스 강추 :)


더워도 너무 덥다. 그렇지만 이렇게 초록을 보고 있으면 조금이나마(?) 더위가 가시는 기분. 그래도 덥다. 입구에서는 차량이 주차하려고 줄지어 대기중. 주차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나오는 차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차가 한대 나오면 입구에서 한대 들여보내주고 이런식. 마음편하게 서울대공원 역 주차장에 주차하세요~ 


미술관 앞에는 이렇게 큰 나무 밑에 테이블도 있다. 요건 나올 즈음에 찍은 사진인데 들어갈 즈음에는 사람들이 저기 않아서 쉬거나 음료를 마시거나 하고 있었다. 나무그늘이라 그렇게 덥지는 않은가보다.


그리고 여기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몇년만에 오는 듯. 예전에 왔을 때도 좋은 작품 많이 보고 갔는데 오늘의 관람도 너무 기대됨. 규모가 큰 편이니 여유롭게 시간을 잡고 오는 걸 추천한다. 왼편에 현재 전시 중인 전시회가 안내되어 있다.


전체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입장료는 3,000원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보다 저렴하다. 서울관은 5,000원. KT VIP등 할인되는 카드가 많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나는 현대다이너스 카드로 50%할인 받아서 들어갔다. 남편이랑 나랑 너무 싸다는 얘기를 몇번은 했다.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작품은 백남준의 다다익선. 

원래 각 모니터마다 영상이 나오는데 작품의 노후화로 더이상 영상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영상은 나오지 않지만 그것마저도 시대를 반영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1층에서는 특별전으로 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하고 있었다. 생소한 이름이었는데 안내팜플렛에 곽인식 작가에 대한 소개와, 2시에 진행하는 도슨트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아시아에서 물질을 미술의 도구로 쓴 최초의 작가라고 한다. 깨진유리나 황동, 돌, 종이 등의 물질이 미술작품으로 보여진다.


일제시대를 거쳐 분단시대, 일본에서 살면서 그의 작품이 변하는 경향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이건 그의 작품 중 초반부에 해당하는 드로잉을 모아놓은 것으로 입체파의 경향이 보이기도 한다. 일본이 패전 후 겪게되는 사회적 불안함을 그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추상적인 작품의 시작.

분단국가의 국민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초반에 비해 개인이 처한 시대적, 사회적 상황이 더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오브제의 특징들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았다. 개인을 넘어, 시대와 사회를 넘어, 자연 속의 물질들을 작품으로 보여주는데 그 계기들을 어렴풋하게 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가 개인사를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전시실은 <젊은 모색 2019 : 액체 유리 바다> 전이었다.

한국의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던 관이었는데 다양한 주제를 다룬 실험적인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이건 김지영작가의 작품으로 벽에는 한국사회의 재난의 현장들을 푸른빛으로 담아낸 그림이 있고 바닥에는 기도하는 손 모양의 흘러내린 초가 있다. 



세번째 전시실이 진짜 대박. 제일 추천하고 싶은 전시실이었다. 

음.. 아마 좀 더 직관적이라 그런가.

2층의 3,4 전시실은 <소장품특별전 균열2>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중 이곳은 세번째 관으로 <세상을 보는 눈 : 개인과 공동체> 전이다.   

노순택 작가의 <얄읏한 공> 평택 대추리에 있는군사시설 레이돔이 사진마다 등장한다. 골프공처럼 보이기도 하고 달처럼 보이기도 하는 돔의 모습을 통해 돔이 어떻게 교묘하게 자신의 모습을 위장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정주하 작가의 <불안, 불-안1> 

원전 앞 바다에서 사람들이 놀고있는 모습이 모순적이다.



조습작가.

월드컵 기간 동안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2명의 여학생이 묻혀버린 사건을 소환하고 있다. 

오른쪽 작품은 물고문.


3전시실에서는 지금 우리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다룬 작품들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이주노동자 문제, 국가와 민족, 집단주의 등의 키워드가 한국사회에서 실제 일어났던 현실과 접목되어 작품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모두가 문제라고 말하는 것들이었지만 작가들의 창의성으로 보여지는 변주들이 흥미로웠다. 다르게 말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4전시실 역시 소장품특별전으로 <영원을 향한 시선 : 초월과 실재> 라는 소제목의 전시였다. 앞선 전시와 이어져, 앞전시는 현실을 이 전시는 이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홍순명작가의 <사소한 기념비>

세월호사건을 주제로 팽목항 주변 해안가에서 수집한 재료들을 랩으로 감싸 작은 기념비를 만들었다.


그리고 복도에도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현실적 인식과 발언> 이라는 제목으로 민주화시기 민중미술을 볼 수 있었는데 앞 전시들이 국가와 민족 등에 대한 비판적 작품이라면 여기에 전시된 작품들은 민족 등의 요소를 담고있는 작품들이다.



​판화들.


여기서부터는 1층 전시실에 있는 곳으로 신소장품들을 전시해놓은 관이다.

재미있는 그림들도 많았고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들의 그림도 많아서 좀 더 수월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림의 뒤에는 작품명과 작가명 등이 써져있다.

어플을 다운받으면 작품에 대한 설명과 큐레이터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고 했는데 나는 시간이 없어서 패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찬찬히 보고싶은 전시였다.


고려인화가 변월룡의 작품을 여기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이응노의 배렴초상.


강요배의 불인.

불타는 섬의 모습이 압도적이다.


강용석의 동두천기념사진


윤석남의 핑크룸

강용석의 동두천기념사진과 더불어 기분이 묘해지다가 씁쓸해지다가 어려워진다.


육명심이 찍은 유명한 예술가들의 초상.

이 칸에는 전부 사진이 전시되어있는데 옛날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당시 광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

김녕만의 1980광주



육명심의 사진

할아버지 최소 요가수행자. 

백민시리즈 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볼 수 있었는데 재미있었다.


기념품샵도 작게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함.

엽서라도 사고 싶었는데 ㅠ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다.

어린이들과 함께 방문한 엄마, 아빠들도 많았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안에는 식당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한 관람객에게도 참 좋을 듯.

더군다나 넓은 들판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으니.

이렇게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으니 본 전시실에서 시끄럽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노키즈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에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노키즈존 싫어요)


식당도 꽤 괜찮았는데 식당리뷰는 요기로 

https://okspice.tistory.com/238?category=858868





들어갈 때는 너무 더워서 몰랐는데 이것도 곽인식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차가 밀려서 셔틀버스는 원래 장소가 아닌 후문쪽에서 탈 수 있다.

차가 많지 않을 때에는 정문에서 타니 꼭 확인해야됨 :)


남편과 나오면서 진짜 재미있었다고 열번은 말했다. (더군다나 입장료도 저렴)

이런 미술관이 서울과 좀 멀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대중교통으로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으니까!!

시원하게, 하루 잘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