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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인도

인도여행 : 인도에서 병원가기

 

인도에서 병원가기

 여행 중 아픈 것만큼 곤욕스러운 것은 없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서 여행자 보험 가입은 필수지만 작은 감기나 위장병 또는 제일 쉽게 걸리는 설.4.병은 미리 준비해 간 약으로 다스리는 방법 밖에 없다. 그 이상이라면 당연히 병원에 가야겠지만 외국인이라 폭탄병원비를 청구할지도 모를 일이고, 후진의료시스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이 망설여진다. 

그렇지만 나는 갔다.

그것도 2번이나.

  

첫 번째 갔던 병원은 개인병원(피부과)였고, 

두 번째 갔던 병원은 큰 대학병원 응급실이었다.

 

 

1. 개인병원 (피부과)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 

 

숨도 쉬기 힘들만큼 힘들었던 델리의 환경 때문일까, 델리와 맥간을 거치면서 피부병이 생겼다. 수분크림을 듬뿍듬뿍 발라도 좋아지기는 커녕 점점 심해졌다. 얼굴이 쩍쩍 갈라지고 스킨만 발라도 따갑더니 급기야 얼굴에서 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진물이 나와서 굳어서 딱지가 되고 세수를 하면 떼어졌다가 다시 스킨을 바르면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바르니 건조함 때문에 굉장히 쓰라리고 아팠다. 웬만하면 견뎌보려고 했다. 인도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외국인이라고 폭탄 병원비를 청구할까봐 무서워서 였다. 나는 가난한 여행자니까....

 

2주정도 그렇게 고통스럽고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아그라에서 2틀 동안 머물면서 바라나시에 가면 반드시 피부과에 가겠다고 다짐했고 바라나시에 오자마자 등록한 요가학원 선생님께 부탁해서 피부과에 가게 되었다. 그 선생님 말로는 꽤 유명하다고.

 

일단 인도는 한국과 같은 의료보험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치료비가 같다. 그러니 돈 때문에 병원가기를 망설이는 가난한 여행자여, 병원에 가도 좋다!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헬스카드 ( 우리나라로 치자면 환자챠트) 를 사야하는데 이것이 곧 진료비이다. 이 폼이 있어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따로 진료비는 청구하지 않는다. 이 종이를 들고 순서를 기다렸다가 부르면 들어가서 진료를 받으면 된다. 

 

 

 이 진료 폼에 증상을 적고 처방까지 함께 해준다. 이 폼을 갖고 약국으로 가서 약을 사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진료비 100루피에 약값이 160루피가 들었다. 결과는 대만족! 얼굴에 피부병이 생겼기 때문에 심할 경우 한국에 돌아갈 각오까지 했었는데 다행히 알러지였고 처방한 약을 복용하고 연고를 발랐더니 금새 좋아졌다 :)

 인도의 개인병원은 우리나라처럼 늘 여는 것이 아니라 각 병원마다 오픈시간이 따로 있다. 어떤 병원은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어떤 병원은 2시부터 6시 까지 랜덤이다. 내가 갔던 병원은 6시 반부터 10시까지 였다. 시간에 맞춰서 가는 것이 중요한데 미리 예약할 수도 있다. 물론 전화예약은.....(아마 안될 것 같다는 생각...) 병원에 가면 붙어있는 약국이 있는데 대부분 그 곳에서 예약을 받는다. 예약이라고 해도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이름쓰고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쓰면 된다. 의사 선생님이 말해주었는데 자기는 병원이 3개가 있고 시간을 나누어서 각각 병원에서 진료한다고 했다. 어쨌든 시간에 맞춰서 온 후 돈을 내고 진료폼과 번호대기표를 받으면 끝!

 

 

 

2. 대학병원 응급실

 

   


 함께 여행하는 학생이 아파서 보호자 격으로 대학병원에 다녀왔다. 며칠 동안 위에 고통을 호소하면서 굉장히 아파해서 위장약을 처방했었는데 효과가 없어서 결국 병원에 가기로 했다. 일반 병원에 갈까 하다가 혹시 몰라서 바라나시 힌두대학 내에 있는 대학 병원에 가기로 했다.   

 일단 접수처를 찾아야하는데 병원이 너무 커서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온통 힌디로 된 표지판들. 난감해하면서 헤매었다. 복도를 지나가는데 양 옆으로 병동이 있었다. 큰 병실 안에 수십 명의 환자들이 들어차 있었다. 환자복도 없이 누워있는 환자들. 영화에서나 봄 직한 전쟁 중의 병원 같았다. 무서웠다. 더군다나 복도마다 노숙자들이 이불을 깔고 누워있었다. 밖에 잔디 밭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숙자들이 자거나 쉬고 있었고 빨래까지 말리고 있었다.ㅠ 접수처는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 의사들에게 물어보니 일..일이라서 응급실 밖에 안된다고 한다. 의사 중 한명이 자기가 봐주겠다고 해서 부탁하니 아무래도 응급실에 가라고. 자기가 이런저런 약을 사라고 말해줄 수는 있지만 링거를 줄 수는 없다고. 결국 응급실로 갔다. 

한국의 응급실은 비싸지만, 인도의 응급실은 굉장히 쌌다. 

응급실에 가니 산소통이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고 환자들이 신음하고 의사들은 분주했다. 응급실 병실마다 환자와 가족들 때문에 더 혼잡했다. 의사가 보여서 이야기를 하니 헬스카드를 사고 오라고 한다. 카운터는 또 다른 빌딩이었다. 그 곳에 가서 20루피를 내고 헬스카드를 샀다. 헬스카드 = 진료비 이다. 여기 응급실의 진료비는 단돈 20루피! 한국 돈으로 500원인 것이다. 이런 대박 좋은 병원 같으니라구!! 대학병원의 진료비가 단돈 500원이라니! 콜라 값보다 조금 비쌀 뿐이다!  감사한 병원 ㅠㅠ


    

 

 헬스카드를 사고 오니 의사가 진찰을 했다. 위경련이 의심된다고 말하니 제산제를 함유한 링거를 맞게 해주었는데 이상한 처방전을 써주고는 나보고 밖에 약국에 나가 사오라고 해서 사왔다. 나는 그냥 약이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주사기, 주사약, 링거, 반창고 이런 것들이었다.

 

 

 

 이런 물품들을 다 환자가 사와야 되나보다.. (확실하진 않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어쨌든 400루피라는 거금을 들이고 사왔다. 링거를 2병이나 맞고 처방전을 받으려고 하니 다시 의사가 진찰을 한다. 학생이 증상을 말했고 내가 영어로 통역을 해주었는데 자꾸 의사가 미심쩍어 한다.

     

 

병명을 물어보니 대답도 안한다. 결국 의사가 초음파를 찍어보자고 제안을 했고 200루피를 내고 초음파를 찍었더니 위경련이 아닌 환경변화와 스트레스로 인해 위에 피가 뭉친 것이었다. 2일 약 먹으면 금방 낫는다고. 우리는 위경련일까봐 심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까지 염두에 두었었는데..... 어쨌든 다행이었다.

 

 

 

 헬스카드에 처방전을 받고 대학 내에 있는 약국으로 가서 약을 받았다.

그리고는 끝이다. 

 

인도에 의료보험이 없는 덕분에 외국인과 내국인의 진료비는 같다. 

 

1. 진료비 = 헬스카드 가격 (안비쌈)

2. 진료비 차이 : 개인병원(100~200루피)>>>>>>>>>>대학병원(20루피~) (정부에서 운영하는) 

3. 진료의 빠르기 : 개인병원>>>>>대학병원 

4. 의료의 질 : 대학병원>>>>>>>>>>개인병원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마다 기본적으로 다 MRI사진을 갖고 있었음. 

5.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국에서 

이 것이 인도 의료시스템이다. 

 

나도 피부병이 나았고 함께 여행하는 학생도 증상이 나아지고 있다.

지금 내 마음 속에 인도의사와 병원에 대한 신뢰감으로 가득 차 있다 *_* 

돈에 대한 걱정과 인도의료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지만

못 견디게 아프겠다면 인도병원을 찾는 것을 강추 한다. 

외국인을 대상을 폭탄바가지를 물릴 수 있으니 그 것만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