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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도쿄의 작은박물관 -WMA(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2.8독립선언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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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쿄에 갔을 때 야스쿠니 신사에간 적이 있다. 그 곳에서 일본이 기록하는, 기록하고 싶어하는 역사를 볼 수 있었다. 찬찬히 둘러보던 외국관광객들은 방명록에 흔적을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덕분에 일본의 역사에 대해 잘 알게되었다는 감사의 인사. 전쟁에 쓰였던 잔혹한 무기들을 전시하고 귀여운 아기인형에 일본군인의 옷을 입혀 팔던 곳. 욱일승천기 모양의 초콜릿을 아무 거리낌없이 팔던 야스쿠니 신사의 전쟁박물은 나에게는 너무 끔찍한 곳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 두번째 도쿄방문. 관광지는 영 흥미가 없어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 두 개의 작은 박물관에 가게 되었다. 첫번째는 와세다대학 안에 있는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 자료관'이었다. 영어로는 women's active museum이다. 전세계 일본군'위안부'들에 관한 기록을 모아놓은 아주 작은 전시관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시교체작업중이라 안을 둘러보지 못했다. 그러나 입구에서 만난 증언자들의... 사진들을 통해 WAM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처럼 전해지던 일본군'위안부'의 실체가 드러난건 1991년 김학순 할머니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전세계의 여성들이 자기의 상처를 드러냈다. 바닥에 앉아 할머니들의 이름을 찬찬히 읽었다. 여기, 용감한 여성들을 보고 기억하며 나에게 또한 증언자가 되라고 말하고 있었다.

 

 

 

 

 

두번째로 갔던 곳은 2.8독립선언기념관. 당시 YMCA는 청년유학생들의 독립운동 근거지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자리를 옮긴 재일본한국YMCA의 맨꼭대층에 이 기념관이 있다. 열장 남짓한 판넬과 사진자료 등이 전부이지만 기억하려 애쓰는 공간이었다. 당시 2.8독립선언은 히비야공원에서 했다고 하는데 히비야공원대신 기념비가 세워진 곳도 이 회관 앞이다. 이 곳에서는 한글과 일어로 제작한 2.8독립선언문을 나누어준다. 매일 수백명의 세계인이 들르는 야스쿠니 신사에 비해 이 곳을 방문하는 방문객수는 하루 한명이 못될 때도 많다.

 

 

 

작지만 이런 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다. 우익세력의 협박에도 이 공간은 지켜지고 있다. 기억은 참으로 투쟁이다. 이 투쟁의 공간에 도쿄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힘을 보태진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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