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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핀란드

핀란드 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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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핀란드대사관 이등서기관 헤이니 꼬르호넨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핀란드의 다양한 정책들을 이야기하는 와중에 가장 흥미를 끌었던 것은 ‘임산부박스였다. 아기가 2살이 될 때까지 아기에게 필요한 용품들이 가득 찬 이 박스는 임신 4개월 전 임산부 클리닉 등 병원에서 진찰받은 모든 임산부에게 지급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박스를 받기 위해 가난을 증명할 필요도, 부유하다고 해서 이 박스를 거부할 수도 없다. 이 박스는 핀란드의 보편복지를 보여주는 정책 중 하나이다. 이 박스에는 옷, 신발, 기저귀 등의 물질적인 것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은 모든 사람의 출발선은 평등해야한다는 그들의 가치이다. ! 부모를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고 말하는 어느 금수저의 이야기에 휘청하는 사회에 살고있는 우리에게는 얼마나 부러운 이야기인가. 핀란드는 그런 나라였다. 인간이 추구해야할 가치들을 다양한 제도와 정책에 담는 나라.

 

톺아보고 해체해본다면 지구상에 완벽한 곳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핀란드라는 나라는 어떤 곳일까. 마이클 무어의 <다음 침공의 어디>에서처럼 나는 어떤 것들을 훔쳐올 수 있을까. 2016년을 지내면서 핀란드 침공의 기획안을 써내려갔다.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가던 그 추운 겨울, 광장에서 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시스템 안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군상을 마주한 나는 절망과 희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 하는 마음으로 핀란드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는 한 달, 나는 핀란드를 여행했다. 올해로 독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핀란드에서 다양한 단체의 활동가들과 전문가를 만났다. 나는 핀란드 역사, 문화, 의회민주주의, 외교정책, 노동조합, 여성운동, 동물권운동, 청소년정책, 복지제도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우파가 집권하고 있는 현재의 핀란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욱 많다고 이야기했다. 동질감이 느껴져 위로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이야기할 거리들이 많았다.

 

이 블로그를 통해 한달 간의 핀란드 여행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2016년 답사처럼 다녀왔던 한달의 이야기도 포함되겠지만 주로는 2017년 핀란드가 배경이다.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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