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로는 아무르강, 중국어로는 헤이룽강, 그리고 우리에게는 흑룡강으로 친숙한 곳.
중국의 국경과 맞닿아 있는데 흑룡강이라는 이름처럼 어두운 빛깔을 하고 있는 강이다.
국경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이렇게 바다건너 여행하다 보면 문득문득 국경이라는 개념자체가 유연해진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읽다보면 종종 나오는 곳.
그들은 겨울철 꽁꽁 얼어붙은 이 강을 건너 왔다고 한다. 꽁꽁 언 강의 모습도 궁금하다.
그러나 하바롭스크는 겨울에 매우 춥다고...ㅠ
하바롭스크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무라바예바 아무르스코고 거리를 쭉 따라걷다 보면
콤소몰 광장에 닿게 되는데 꼼소몰 광장 옆 성모승천 대성당의 앞에서 아무르 강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른바 '천국의 계단' 이란 불리는 곳.
계단 주변으로도 공원이 펼쳐져 있어서 산책하기에 좋다.
계단을 내려오면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로가 있다.
여기에서 신나게 보드타는 어린 친구들도 만났다.
땅이 넓어서 그런지 뭐든 다 여유있어 보임. 부럽..
이 날은 비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바람도 불어서 좀 추웠는데 오히려 강 쪽으로 왔더니 포근한 느낌.
주변보다 낮아서 그런가, 바람없이 즐겁게 산책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낚시를 즐기는 현지인도 만났다. 비록 물고기는 한마리도 못잡고계셨지만..
강이 흡사 해수욕장..
그치만 여긴 수영금지구역이다!
가만히 강을 바라보니 물살이 너무 쎄다. 수영하기에는 정말정말 위험할 듯!
예전 한강사진을 봤을 때도 이런 모습이었는데.
한강 신곡수중보에 대한 논의와 실험이 한창인데 만약 철거하게 되면 한강도 이런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블라디보스톡도 마찬가지고 하바롭스크도 마찬가지고 곳곳에 동상들이 있는데
하바롭스크의 경우에는 블라디보스톡 보다 더 많은 듯.
대부분이 러시아어로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구글 번역기도 제 역할을 못함.
비석에 나와있는 날짜, 1858년 5월 31일로만 검색해보니
러시아가 극동지역으로 진출하던 시기에 하바롭스크에 초창기에 정착한 군인들을 기리는 내용인 듯 했다. 추측임.
1858년 5월 31일, 하바롭스크에 군 감시초소가 세워졌다고 한다.
놀이공원을 지나 계단으로 올라가면 아무르강의 전망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여기가 우리에게 의미있었던 이유는 김알렉산드라가 백군에 의해 처형되었던 장소(라고 추측되는 곳)이기 때문.
러시아 내전기간 동안 조선인들 또한 적군으로 백군과 함께 싸웠지만 하바롭스크가 백군에게 점령되면서 이 강에서 처형당했다고 한다.
죽기전 조선의 13도를 상징하는 열세걸음을 걷게 해달라고 한 후 총살당했다는 김알렉산드라.
(여덟걸음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주의자였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한인사회당을 건설한 독립운동가였던 그녀의 생애가 아직 잘 조명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여기에서는 김알렉산드라를 비롯해 조선독립을 위해 적국에 가담해 싸웠던 조선인 어느 누구에 대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니콜라이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 동상.
러시아가 극동으로 진출할 때 하바롭스크 지역을 점령한 사람.
하바롭스크의 중심거리가 이 사람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중국과 아이훈 조약을 맺고 하바롭스크를 러시아영토로 편입시킨 사람.
살짝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강 까지 내려갈 수는 없다.
사랑의 자물쇠(?)가 좀 있었음.
요건 어딜가나..;ㅋ
흑빛을 내는 아무르강.
넓다 넓어.
구글 지도 보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읽어보았다.
아, 우초스 절벽의 전망대에는 요런 것도 있다.
하바롭스크에는 북한 영사관도 있다고 하는데..
우초스 전망대의 모습.
한글로 된 것이라고는 김정일 동지 방문 기념비 밖에 없었지만 언젠가는 사회주의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조선인을 기리는 기념비도 생기길 바라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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