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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히로시마여행 : 히로시마 평화공원 _ 원자폭탄의 흔적


 

전날 후꾸오카에서 밤 10즈음에 출발하는 야간버스를 타고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히로시마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지도를 하나 챙겨서 겜바꾸도-(원폭돔)로 왔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당시 (194886815) 반파되고 남은 건물이 이 원폭돔은 하나의 상징처럼 히로시마를 지키고 있다.



 

그 아침에 겜바꾸도-무를 한바퀴 둘러보면서 흔적을 살피는데 당시의 처참한 상황이 떠올라서 숙연해졌다. 이 건물 하나가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열 마디의 말보다도 더 강하게.



사람들이 만든 학이 히로시마 곳곳에 있다.

평화의 상징, 히로시마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학에는 '사다코의 이야기'가 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사다코는 원폭의 후유증으로 인해 백혈병에 걸린 어린 여자아이였는데 학을 천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에 병상에서 부지런히 학을 접었다고 한다. 그런데 천마리를 접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고 이런 사실이 일본 전역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학을 접어 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도 일본 여행을 하면서 몇 마리의 학을 접었다.



 

일본어로 어떤 행사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행사라기 보다는 의식에 가까워보였는데, 앞에 앉은 사람들이 계속 말을 하면서 기도 비슷한 것을 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뒤에서 저렇게 몇 십분 동안 가만히 서있었다.

매우 무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그늘에 가만히 앉아서 쉬기에도 버거운 날이었는데 아이들이 저 땡볕아래에 있으니 안타까워 보였다. 저렇게 아이들을 모아놓고 더운 여름 볕아래서 기도를 시킨다고 아이들이 히로시마 원폭사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평화에 대해 알 수 있을까. 음, 문화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지만 문득 초중학교를 거치면서 내가 받았던 아침조회가 생각났다. 열중쉬엇 자세로 몇 십분간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들으면 보냈던 그 시절. 언제나 그 시간이 빨리 끝나길 만을 바랬는데. 



한국인희생자위령탑 옆에 있던 히로시마 조선초급학교 학생들의 작품이다.


이미 나는 일본에 오기 전부터 '평화여행'을 주제로 여행루트를 짜면서 재일조선인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그들과 만남을 위해 애썼던터라 이 작품이 더욱 뜨겁게 느껴졌다.

 

마음을 하나로, 평화를 지키자.



어떤 일본인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와서는 한국인희생자위령탑 앞을 깨끗이 청소하시고 화병에 물도 갈아주신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이다. 보이는 것은 국제 회의장 (우측) 히로시마 평화자료관(좌측)을 잇는 건물이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형물 사이로 겐바꾸 도-(원폭돔)이 보인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내부는 이런 판넬들로 전쟁 시작 전부터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판넬은 조선 이주민이 많았다는 설명인데 한국인인 내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설명만으로 히로시마의 조선인을 얘기하는 것이 몹시 불쾌하다. 이런 평화기념관에서조차 일본제국주의와 식민지국가와 국민에 대한 내용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거나 왜곡해서 설명한다. 

 

 


원폭 투하후 히로시마의 시내 모습. 

겜바꾸 도무의 반파된 모습과 몇몇 건물들 빼고는 그야말로 초토화이다.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던 815분에 정확히 멈추어버린 시계.

 




기념관과 자료관을 연결하는 건물에서 찍은 모습이다.

 

히로시마에 3일간 머무르면서 정말 많은 외국인들을 보았다 

평화도시히로시마 스스로, 일본 스스로 히로시마를 평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피해자의 가족들이 죽어가는 자기의 가족에 대해 서술했던 편지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슬펐고 마음이 아팠다. 이런 죽음은 말도 안된다. 전쟁은 정말 나쁘다. 그 처참한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애썼던 일본인들 역시 존경한다. 

그렇지만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생략할 수는 없다. 단지 '피해자'라고만 이야기 할 수 없는 일본이다. 그런 과정들과 결과까지 사실대로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일본에게는 필요하다. 그래야 일본 스스로 '평화'를 말할 수 있을테니까.. 너무 피해자 입장에서 히로시마 원자폭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일본은 전범국가다. 피해만 이야기하지말고 반성도.. 더군다나, 그렇게 수많은 조선인의 죽음에 대한 더 명확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평화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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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10 Otemachi, Naka Ward, Hiroshima, Hiroshima Prefecture 730-0051 일본

평화기념관은 매일 8:30-6:00 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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