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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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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나 이런 밥상을 마주할 때 내가 비로소 혼자 존재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오늘 밥상에 올라온 쌀은 얼마 전 여성농민회 언니네 텃밭에서 주문한 쌀이다. 밥 안에 들어있는 선비콩과 밀은 한살림생산자들의 땀이다. 된장국은 그제 언니네텃밭에서 주문한 된장으로 끓였다. 따로 육수를 내지 않아도 맛이 깊다. 된장국에는 올해 내가 용산텃밭에서 직접 키운 의성배추를 넣었다. 의성의 여성농민들이 나눈 토종씨앗이 서울에서도 잘 자라서 이렇게 내 밥상 위에 놓이게 되었다. 달고 맛있다. 된장을 보낸 여성농민이 보내 준 푸짐한 고추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밥 한 숟갈, 국 한 숟갈에 힘이 난다. 먹거리를 직접 생산해내지 못하는 도시생활자인 나에게 먹는 시간은 농부를 만나는 시간이다. 아, 도시생활자의 먹..
생태텃밭: 수확의 기쁨 _ 완두콩수확 후 애플민트심기! ​​​​ 완두는 결국 잘 자라지는 못했다. 나무그늘에다가 상자텃밭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다른 밭, 해가 잘 드는 곳에서는 주렁주렁 콩주머니가 달렸던데.. ​ 달린 콩주머니를 따고 보니 총 8개. 그래도 생각보다 알차게 여물었다. 한녀석이 제대로 자라디 못한 것 같아 맘이 아프지만 ㅠ ​ 상자텃밭에 심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자란 상추도 윗부분을 뚝뚝 꺽어왔다. 샐러드 해먹어야지. 잘 솎아준 덕분에 잘자란 당근도 하나 챙겼다. 완두콩은 쪄 먹어야지. 완두콩을 솎아서 비어있는 상자텃밭에는 새롭게 애플민트를 심었다. ​ 짠! 애플민트! 그늘을 좋아한다고 하니 위치로는 딱이다. 모히또도 만들어먹고, 레몬과 애플민트를 넣은 물도 많이 마셔야겠다 :)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_ 난민문제에 답하는 인류학 ​ 무하메드가 탄생한 도시 메카를 순례하는 것은 이슬람교도에게는 의무이자 세속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다. 우즈베키스탄 부하라를 여행하고 있을 때, 메카순례를 다녀온 사람들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인파를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묵던 호텔은 부하라의 아르크고성 맞은 편에 자리한 곳으로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했다. 떠들썩한 소리에 밖으로 나가보니 여자, 남자, 어른, 아이, 노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필경 부하라의 모든 사람들이 다 모였을 것이다. 마침내 메카를 순례한 사람들이 마을 입구에 당도했다. 마을 사람들은 지프 차에서 내린 그들을 꽃으로 치장하고 무등을 태우고 환호하며 환대했다. 환대를 받는 사람들도 마을 사람 모두와 눈을 맞추며 악수를 하려 애썼다. 난생 처음보는 광경에..
생태텃밭 : 속 태우는 완두콩 ​ 완두콩이 이만큼 자랐다. 다른 밭 완두콩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알차게 영글어가고 있는데 내 상자텃밭의 완두콩은 고작 다섯자루다 ㅠㅠ 깊게 드리워진 나무그늘 탓인지, 상자텃밭의 한계인지, 아니면 농부의 정성부족인지..ㅠ 몇 알만이라도 알찬 콩을 봤으면 좋겠다. ​ 당근을 제대로 솎아주었더니 훌륭하게 자라고 있다. 손이 덜 들어가는 효자작물 ​ 여름이 다가올수록 곤란한 쌈채소. 너무 잘자라서 부지런히 먹어줘야한다. 쌈으로도 먹고 겉절이로도 먹고 샐러드로도 먹고. 덕분에 장운동이 엄청 활발해졌다. (변비에는 상추가 최고다) ​ 고추. 잘 자라고있다. 다음 주에 수확할예정 ​ 강낭콩도 비실비실하다. ㅠㅠ 나무그늘 탓이 분명해... 힘을 내줘! 기다리고 있단말이야 ㅠㅠ ​ 완두콩아, 힘을 내!!!
일상 : 빨간무는 빨간 무피클이 되었다. ​​ 20일 적환무. 씨를 뿌리고 20일이면 자란다고 해서 이름이 그렇다. 잘자란 무가 너무 예쁘다. 서양인들은 샐러드로 아삭아삭 먹기를 좋아하던데, 나는 피클을 만들었다. 겉은 빨갛고 속은 아주 새하얗다. 빨간 겉 때문에 피클을 담그면 붉게 자연스러운 색이 나온다. ​ 짠!! 옆에는 제주도에서 보내준 낑깡(금귤)로 담근 청. 귤이든 뭐든 늘 박스로 보내주는데, 가족이 둘 뿐인 우리집은 여기저기 나눠먹어도 남는다ㅜ 남는 것은 이렇게 청으로 담궜다가 차나 에이드로 마신다. 피클은 설탕:사과식초:물 을 1:1:2 비율로 끓인다. 설탕은 유기농 설탕으로. 그리고 피클을 만들 때 쓰는 향신료를 아주 조금 함께 끓인다. 소독한 병에 무를 꽉채우고 끓인 식초물을 넣어줬더니, 이렇게 금방 붉은색으로 변했다. 붉은 색..
용산텃밭 : 작은 수확 ​ 귀여운 애기당근. 잘근 씹어먹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당근씨를 줄뿌림했더니 엄청 빽빽하게 자랐다. 조금 클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늘 드디어 솎아주기를 했다. 물에 씻어서 먹었더니 엄청 연하고 맛있다. 그냥 쌈장에 찍어 먹기에도, 샐러드로 해먹기에도 딱이다. ​ 이렇게 빽빽하게 자란 쌈채소도 솎아주었다. 빽빽한 채소 맨 마지막이 당근. ​ 그리고 씨를 받아두려고 남겨놓은 시금치. 왼쪽이 암꽃, 오른쪽이 숫꽃. 숫꽃에서는 씨를 받을 수가 없다. 그냥 꽃만 핀다. 왼쪽 암꽃에 뾰족뾰족한 꽃에서 씨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숫꽃은 모두 뽑아버렸다. 토종시금치라서 아주 핀 꽃이 아니라면 꽃도 뿌리도 모두 먹을 수 있다. 지금은 너무 피어버려서 먹기에는 식감이 조금 별로일 듯. 이주 전 수확할 즈음에 조금 핀 ..
용산텃밭 : 완두콩은 지줏대가 필요해 & 용산가족공원 산책 ​​​​​ 오늘도 평화로운 용산가족공원 주말이되니까 소풍 온 가족들이 많다. 돗자리도 깔고 원터치텐트도 치고. 부럽다. 이런 공원이 근처에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핀란드나 스웨덴 같은 북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 어딜가든 집 근처에 가까운 공원이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공원을 오가던데. 서울, 이 비싼 도시에 공원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노들섬이 생태텃밭에서 좀 더 대중적인 공간으로 바뀌면서 텃밭이 없어졌는데 그 공간이 서울을 좀 더 푸르게 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회색빛 건물은 이제 그만! 서울에 필요한 것은 나무와 깨끗한 공기! ​ 오늘은 완두콩에 지줏대를 세워주기 위해 들렀다. 역시나 도시에서 농시를 짓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어서 지줏대를 구하는 것도 일이다. 어떤 동..
텃밭 : 잘 자라고 있습니다_솎아줄 때를 기다리기 ​​​ 2018년 5월 16일 / 날씨 :맑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작물들 상추와 당근이 서로를 괴롭히면서 자라고 있다. 상추는 조금씩 솎아서 연한 샐러드로 먹고, 당근은 열매가 생길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린다. 토종씨앗을 심은 상자텃밭에는 완두콩과 강낭콩이 잘 자라고 있다. 강낭콩에 비해 완두콩이 자라는 속도가 더디다. 다른 밭에 비해서도 완두콩이 작아서 어쩌면 열매를 보지 못할까 조금 두렵다 ㅜ 일주일에 고작 한번 시간을 내는 걸로는 작물의 성장주기를 맞춰주기가 어렵다. 도시농부라는 정체성을 갖고 농사를 짓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작물들도 그렇게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