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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히말라야

ABC트래킹 1일차 : 페디 - 행자코트 - 포타나

 

201216일 금요일 맑음

 

 

ABC트래킹 첫째 날 

구간 : Phedi - Hangza cot - Photana

 

 

어제 날씨가 좋아서 오늘도 날씨가 좋을거라고 꽤 기대를 했는데 안개가 잔뜩꼈다. 포카라에서 늘상 보이던 히말라야가 요즘 궂은 날씨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늘 드디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로 떠나는 첫째 날! 제발 맑은 날씨를 주시길!

 

 

가지엉클(트래킹 가이드)이 오고 로컬버스처럼 생긴 전세버스를 타고 몇 십분 정도 갔다.

 

오른 쪽에는 히말라야가 장관처럼 펼쳐져 있고 그 밑으로 맑은 강이 흐른다. 그 강을 따라 Phedi로 가고 있다. 푸른빛이 감도는 투명한 강물이 세차게 흐르니 기분까지 시원해진다 :)

 

 

 

 

페디에서 시작되어 조금 걷기 시작하니 마을이 나왔다. 집들은 히말라야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튼튼하게 지어져 있었다. 돌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집들을 보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에 감탄하였다. 하나 또 특이한 점은 제주도의 올레처럼 돌담길이 나있는 것이었다. 이 곳 포카라가 제주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돌담길, 그리고 다른 하나가 유채꽃밭, 마지막으로 어디에 눈을 두든 눈이 즐거운 자연환경이다. :) 아참! 대문도 제주도의 '정낭'과 비슷했다!

 

 

 

페디에서 가지엉클의 아버지께서 사시는 Hangzacot까지 2시간 정도 걸어갔다. 걷는 동안에는 너무 더워서 반팔 차림으로 걸었지만 쉴 때는 또 바람이 불어 추워지기 때문에 긴팔 옷을 꺼내 입어야만 한다. 오늘 점심은 가지엉클의 아버지 댁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히말라야 전통 주택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달밧을 먹었다. 조금 짰지만 할아버지가 열심히 만들어 주셔서 열심히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나는 네팔 전통 부엌도 구경하고 할아버지와 가지엉클 누나의 배려로 주방의 가장 좋은 곳에 떡하니 자리를 잡아서 불도 쬐일 수 있었다.

 

 

 

 

 

부엌의 천장에는 온통 옥수수 투성이다. 방 안에 화덕이 바닥 중간에 있고 거기에서 음식을 만든다. 화덕에서 약 1m 정도 위에는 철판 같은 것이 있는데 거기에서 고기를 굽는다고 했다. 거기에 고기를 놓아두면 다른 음식을 만드는 동안 화덕에서 발생한 연기가 자연스럽게 고기를 굽는 방식이었다. 화덕을 피우고 거기에서 자고 생활한다. 추위를 견디기에는 좋아보였지만 나는 화덕에서 나무로 피우는 연기 때문이 눈이 아팠다.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가지 엉클이 다녔다던 고등학교를 지났다. 집이 몇 개 보이지도 않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어딘가 집들이 꼭꼭 숨어있나보다. 생각보다 학생들이 많았다. 운동장에서 뭔가 신나게 하는 모습을 보니 또 가서 끼어들고 싶었는데 가지엉클이 발길을 재촉한다.

 

 

Check post를 지날 때에는 가지 엉클이 그냥 가라고 했다. 가지 엉클이 직접 체크포스트에서 우리 대신 확인을 받고 왔다. 4시 쯤 숙소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놀랐지만 역시나 요즘 무리한 탓인지 조금 지쳤다. 샤워를 하고 싶었는데 해가 지기 시작하니 굉장히 춥다. 온수기를 사용하려면 70루피를 내야한다고 하길래 그냥 샤워를 포기했다. 여자 아이들 몇 명은 핫샤워를 했지만 혜진이와 나는 앞으로 트래킹 동안 절대 샤워를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안나푸르나를 보고 내려올 때 지누온천에서 샤워하기 전까지 샤워를 하지않기로 비샤워동맹을 맺었다. ㅋㅋㅋ

 

 

저녁까지 잠깐 눈을 붙였는데 몸이 천근만근이다. 저녁을 먹기 위해 완전히 해가 진 후에 일어났는데 세상에. 별이 예쁘다. 대충 밥을 먹고 일용이와 희영이와 딩가딩가 기타치면서 노래부르고- 그렇게 첫째 날 밤을 보냈다.

 

 

아직은 히말라야에 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저 하얀 설산이 가까워지기는 했는데 언제쯤 저기에 들어 갈 수 있을까? 내가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두운 밤인데도 히말라야는 빛이 난다. 이 곳에서 보이는 저 멋진 산은 마차푸차레이다. 아직 아득히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