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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여행 : 사마르칸트의 풍경 & 첫번째 식사

사마르칸트지 종이공방에 들렸다가 우리의 숙소로 갔다. 인터넷에서는 꽤 유명한 B&B였다. 제법 외국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숙소이다. 나는 이런 숙소를 참 좋아한다. 숙소에 대한 설명이 다음 편에 하기로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 분을 만나고.

 



아미르 티무르. 우즈베키스탄의 영웅이다. 전쟁에서 다리를 다쳐 절름발이가 되었기 때문에 앉아있는 티무르의 동상에서는 항상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칭기즈칸이 몽골제국을 만들고 죽고난 후 몽골제국도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여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그 때 티무르는 분열된 칸 국을 정벌하여 또다시 대 제국을 수립하게 된다. 서쪽으로는 인도의 무굴제국을 멸망시키고 오스만제국의 팽창을 저지해 옛 칭기즈 칸의 영토를 어느정도 회복한 뒤 중국정벌을 단행하기 위해 그의 군대를 동쪽으로 돌려 진군할 때에 갑자기 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슬람을 받아들이고 사마르칸트에 수도를 만들었지만 전쟁을 치르느라 사마르칸트에 있었더 시간을 얼마 되지 않았던 무인. 그리고 왕. 칭기즈 칸을 너무 존경한 나머지 어떻게든 칭기즈 칸이 후손이 되고싶어서 칭기즈 칸의 자손인 왕녀를 아내로 맞이하기도 했다. 칭기즈칸이 수립한 대제국의 꿈을 티무르 또한 갖고 있었다. 정벌에서 이길 때 마다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였지만 유독 칭기즈 칸의 부족은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전쟁을 할 줄은 알았지만 제국을 수립하는 법은 몰랐기에 그의 제국 또한 그가 죽은 뒤 끝나버렸다. 어쨌든 티무르는 우즈베키스탄이 원대한 꿈을 갖고 세계로 펼쳐나가겠다는 이상에 걸맞는 인물이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 어디를 가든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티무르가 있다. 거대한 티무르 동상을 뒤로하고 현지인 하산이 추천해주는 라그만 집으로 향했다.




티무르제국의 건축들이 살아숨쉬는 사마르칸트의 거리

 



널찍한 공원도 제국의 공원답다.


그리고 찾아간 라그만 집. 그런데 불이 꺼져있다. 정전이 되었다는 것. 음식을 먹을 수 있냐는 말에 불이 꺼져도 괜찮다면 들어오라고 하길래 들어갔다. 조금 무서웠지만. 알고보니 사장아저씨가 한국말을 할 줄 알았다. 자기가 인천과 어디에서 일을 했다며. 우즈베키스탄에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디서 들었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이 택시를 타고 우즈베키스탄 험담을 했는데 알고보니 택시기사가 한국말을 알아들었더라는. 아무튼 다른 나라 험담은 여행을 다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하는걸로.

 




라그만은 칼칼한 국물에 면이 들어간 요리. 한국의 짬뽕과 비슷하다. 그래서 한국사람의 입맛에 잘 맞는다고 한다. 음식이 나와서 먹다보니 어느새 불이 활짝 들어왔다. 음식의 비쥬얼을 보니 행복해진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라그만과 토마토 샐러드. 그리고 사마르칸트 빵!







사마르칸트는 빵이 참 유명하다고 한다. 하산이 우스개소리로 해준 이야기에도 사마르칸트 빵에 대한 자부심이 참 대단해보였다. 타슈켄트 사람들이 너무 깍쟁이라서 사마르칸트 사람들이 수도인 타슈켄트에 가서 행정이나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꼭 무시한다고. 그럴 때 사마르칸트에서 가져온 빵을 주면 바로 처리해주고 대접을 받는다고. 사마르칸트 사람들은 사마르칸트 빵만 있으면 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 곳의 빵은 정말 쫄깃쫄깃하고 맛있다. 어딜가든 맛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을 오시는 분들도 꼭 이 빵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 사마르칸트의 빵이 맛있는 이유는 기후와 물 때문이라고.


빵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하자면 타슈켄트에 수도를 세울 때 왕이 사마르칸트빵과 똑같은 빵을 만들기 위해서 사마르칸트에서 빵을 만드는 기술자를 데려가고 각종 시설들, 심지어 물까지도 다 가져갔는데 사마르칸트 빵과 똑같은 맛을 낼 수 없었다고 한다. 사마르칸트의 날씨는 가져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아무튼 사마르칸트의 빵은 정말 맛있다.







배불리 식사를 하고 아까 갔던 공원을 지나서 숙소로 오는 길. 공원은 크고 나무들은 무성한데 사람이 없어서 조금 무서웠다.ㅠㅠ 중앙아시아의 나무는 참 크기도 하다. 어느 덧 숙소근처에 오니 구르 아미르 (티무르 아미르의 무덤)에 불이 켜져있다. 지금 들어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밖에서 보는 야경도 너무 아름답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티무르 제국의 수도 사마르칸트에 남아있는 유적지들을 탐방할 것이다.

 

,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