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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히말라야

ABC트래킹 4일차 : 촘롱 - 도반

 

201219일 월요일

 

구름끼었다가 비왔다가 갑자기 폭풍눈 폭설

 

 

힘들고 힘들지 않은 것을 떠나 오늘 오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심 먹기 전부터 큰 눈이 되어 내리기 시작한다.

 

점심을 먹기로 한 뱀부에 가기 전에 한국 사람들을 만났는데 윗 쪽으로 갈 수록 눈이 많이 와서 아이젠이 없으면 힘들다고 한다. 그리곤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비 옷을 입어야만 했다. 그리고 뱀부에 도착했는데 희영이가 울고 있다. 비가 와서 운단다. 다른 생각은 해 본적이 없는데. ABC에 갈 수 없다니.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은게 애초부터 잘못이었다.

 

트래킹 출발 며칠 전부터 포카라에는 며칠 째 비가 내리고 있었으니 당연히 산에는 눈이 내렸을 것이다. 일행 중에 경험자가 있어 괜히 경험자 말만 믿고 아이젠도 뭣도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점심 때부터 내 조바심은 극에 달해서 가지엉클에 우리가 ABC에 갈 수 있겠냐, 없겠냐를 계속해서 물었다. 가지엉클은 상황을 보아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가지 엉클이 우리가 갈 수 있다고 대답을 해주면 마음이 좀 편해질 것 같아서 우리 갈 수 있다고 가지엉클에게도 대답을 강요했다. 임시방편으로 내려오는 한국사람들에게 밧줄도 얻어놓았다. 아이젠이 없으니 밧줄이 아이젠 몫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가지엉클도 우리와 함께 ABC에 가는 것이 자기의 목표라고 했다.

 

밥을 먹는 내내 눈이 쏟아졌고 가능한 오래 걸어서 내일 높은 곳에 갈 때의 고산병에 대비하려고 했는데 가지 엉클이 많이 내린 눈 때문에 도반까지만 가겠다고 해서 우리는 도반까지만 왔다. 눈을 쳐맞으면서 .

 

오면서 소비따네에서 만난 한국여자분이 하산하시길래 여쭈니 고산병이 와서 자기는 포기하고 내려가는 길이란다. 혹시 아이젠이 있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주신다. 어떻게 돌려드릴까요 라고 묻는 내 말에 자신도 얻은 것이라면서 ABC에 갔다온 후 내려오다가 아이젠 없이 힘들어하시는 여자분이 있으면 또 그 분에게 주라고 하신다. 아 정말 폭풍감사.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히말라야는 보이지도 않는다. 어제 숙소에서 보았던 그 고요하고 무서운 설산에 내가 지금 들어와있다.

 

지금 고도 2600M 추운 것 빼고 모든 것이 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