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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괌

괌 여행 : 정글 리버크루즈 (탈로포포 정글투어)

괌에서 실컷 수영하고 맛있는 것 먹고, 한국으로 떠나기 이틀 전 무언가 하나라도 더 해보고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예약한 정글 리버크루즈.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입금하고 확정을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불안불안했는데, 다행히 확정을 받을 수 있었다. 뭐든지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괌의 정글리버크루즈는 유명한 편이 아니다. 괌이 바다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인데, 사실 괌의 자연환경은 다양하다. 'Valley of the Latte Adventure park'는 정글리버크루즈 뿐만 아니라 괌의 산과 바다, 정글을 두루 볼 수 있는 트래킹, 카약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그 중 우리가 선택한 리버크루즈는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간 후 괌의 원주민인 차모로족이 고대에 살았던 마을을 재현한 곳에 들러서 여러가지 체험을 해보는 것이었다.


위치는 괌의 동쪽에 있다.  괌의 번화가에서 시작한다면 남부투어가 끝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호텔픽업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바로 남부투어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직접 찾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산을 넘어가는 도로라 바다를 벗어난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픽업버스가 오기 전 이르게 도착한 탓에 사무실에서 설명도 잠깐 듣고 전시된 그림과 사진도 볼 수 있었다. 세계 제2차대전 중에 패망한 일본군 장교가 십여년 간을 숨어살았던 곳이 이 탈로포포 정글 근처라고 한다. 어쨌든, 사람들이 오기 시작하고 배에 올랐다. 20명 가량되는 탑승객 전원이 한국인이었고, 가이드도 한국인이었다. 




공홈에서 퍼온 사진.


이런 배를 타고 간다. 가는 중간에 한국인 가이드가 괌의 자연환경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메기나, 코코넛 크랩도 볼 수 있다. 배에는 원주민 선장을 비롯한 원주민 가이드도 있는데 그 중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분도 계셨다. 유쾌한 분이셨지만 나는 좀 불편했다. 외국인이 속어를 쓰며 안내하는 모습을, 왜 그렇게 즐기는 것인지 모르겠다. 중간에 모두에게 대나무로 된 화관을 만들어주셨다. 기념품으로 한국까지 고이 가져왔다. :)





넓은 강을 지나면 비로소 좁은 강으로 배를 타고 간다. 다양한 나무가 우거진 탓에 신비롭다. 손을 뻗으면 나무를 만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강에서 카누를 타는 일본인 관광객도 보았다. 카누만 패들링 등 다른 프로그램도 진행한다고 하니 관심있다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나는 다음에 온다면 패들링이나 카누를 하고 싶다. 물과 나무를 더 가까이서 본다면 더 좋을 듯. 예전에 강에서 카누를 탄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땅 가까이 배를 두고 빵 몇조각을 뿌리자 코코넛크랩들이 식사를 하러 나오기 시작했다. 코코넛을 먹기 때문에 코코넛 크랩이라고. 채식을 하는 게라 굉장히 맛있다고 한다. 먹고 싶지만 비쌈. 그나저나, 코코넛 대신 빵을 먹는 코코넛크랩이라니. 어쩐지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ㅠ



배를 타고 이동하고 난 후 차모로족의 고대마을에 들어오게 된다. 나팔을 불며 우리를 환영해준다. 짧은 환영 인사 후 배에서 내린 후 각자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데 가이드가 몇가지를 소개해준다. 라떼스톤과 이 마을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 등. 이 곳은 차모로족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또한 차모로족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일을 한다고 했다. 공홈을 보니 '울리타오'라는 그룹이 전통문화의 보존을 위해 이 곳에 있다고 한다. 차모로 족의 집과 라떼스톤을 볼 수 있고 다양한 식물들도 볼 수 있다. 옆에 흐르는 강도, 꽃과 나무들도 너무 예쁜 곳이라 좀 더 머무르고 싶었다.



이게 바로 라떼스톤. 집의 기둥으로 쓰인다고. 하가타항구 근처에도 라떼스톤을 볼 수 있는 공원이 있는데 1인 3불의 입장료라고 하니 라떼 스톤이 궁금한 사람들은 그 곳으로 가보아도 좋을 듯. 이 곳의 라떼스톤도 너무 멋있었다. 돗자리 하나 갖고와서 그늘 밑에 깔고 누워 실컷 낮잠이나 자고 갈 수 있다면 좋을 듯.



차모로 빌리지를 떠나면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간다. 닭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돼지와 도마뱀, 염소 등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전부 작은 우리에 갇혀있어서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든다. 1달러를 내면 카라바오라고 불리는 물소를 타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닭을 쫓느라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모습이 우리 눈에는 더 귀여웠다. 물소를 탈 수 있는 곳에는 작은 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가 정말 아름다웠다. 아직 이 공간에는 좀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한 것 같다. 동물들에게는 좀 좁아보였다. 몇해 전부터 동물원에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나인데 이런 식으로 동물들을 마주하게 되어 조금은 불편했다. 




마지막 즈음에는 차모로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작은 공연이 있다. 여기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있다. 차모로 원주민이 코코넛을 까는 법, 불을 붙이는 법 등을 보여준다. 코코넛 과육을 우리에게 나눠주기도 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특히 이 불쇼를 할 때에 사람들 반응이 가장 열광적이었다. 가위바위보로 선물을 나눠주기도 하는데 대나무 잎으로 엮은 머리띠, 부채, 바구니 등 다양했다. 우리집 대표로 나간 남편은 가위바위보에서 꼴등을 했는데도 내가 갖고 싶었던 바구니를 가지고 왔다. (바구니가 제일 인기없었다는 말.) 옷으로 잘 싸서 한국까지 들고와서 잘 쓰고 있다. 




또 강을 내려와 원래의 자리에서 투어는 마친다. 1인 2달러 정도의 팁도 잊지 않는다.


남편은 이 투어가 정말 좋았다고 한다. 김병만이 TV에서 정글탐험을 하는 것 같았다고. 라떼스톤이 있던 차모로 빌리지는 너무 아름다웠고 강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나는 솔직히 별 두개 정도. 다음에 하게 된다면 카약을 타거나 트래킹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 빵으로 코코넛 크랩을 유인하거나 작은 우리에 동물들을 가두어놓는 방식들이 불편했다. 원주민의 문화를 보았다고 하기에도 부족했다. 차모로의 역사나 문화 등을 세세하게 엿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설명이 적었다. 내가 원주민의 문화를 배웠다기 보다는 '소비'한 느낌이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관광객의 소비를 위한 프로그램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이번 투어 역시 애매하게 그런 느낌이었다.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상실된 원주민의 문화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괌 곳곳에 있지만 그 것이 외부인과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괌의 현지인 뿐만 아니라, 그 곳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도 그것은 과제이다.  



http://valleyofthelatte.com/adventure-river-cruise/


공홈에서는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공홈에서 예약하는 것이 한국대행사에서 예약하는 것보다 조금 더 저렴한 듯. 그리고 프로그램이나 시간대도 더 다양하다. 식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뷔페식이 아닌 일반식으로 나온다고. 우리가 탔던 배에서는 2명 정도가 식사를 선택했던 것 같다. 비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공홈에서는 시간대별로 저렴한 시간이 있으니 선택할 수 있다)